회고록

2025년을 마무리하며

돼우 2025. 12. 2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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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짜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를 문득 돌이켜보면 시간이 엄청 빠르게 흘러가기도 엄청 느리게 흘러가기도 했다.
작년과 재작년은 한 해동안 씨를 뿌리는 해였다.
정말 힘들지만 변하는게 없고 얻는게 없던 1년들이었다.
 
무의미 하다고 할 수 있었던 1년들을 보내고 드디어 25년에는 수확의 해였던것 같다.
 
수확에도 여러 종류가 있듯이
정말 잘 성장한 과일도 있고
겉은 이쁘지만 속은 썩어있던 과일,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나무 등
다양한 것들이 자라고 있었다.
 
첫번째로는 2년동안 정말 속썩였던 취업이다.
올해의 시작은 부트캠프 수료생으로 시작하여서 1달의 짧은 취업 준비를 거쳐 운이 좋게 취업이 되었다.
취업이 되자마자 1달만에 인천으로 출장을 나가서 꽤나 많은것을 배우고 12월엔 출장을 마치고 돌아왔다.
 
취업 관련으로만 해도 꽤나 큰 변화를 얻었다.
부트캠프 우수 수료생으로 수료하고 수료한지 3주만에 지인의 소개로 회사 면접을 보고 회사에 들어가자마자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출장을 가서 생각보다 많은 코드를 작성했다.
2년이 넘는 취업 준비 기간동안 취업을 하고 싶었던 이유는 돈을 벌고 싶은 마음도 당연히 있었지만, 배우고 싶었다.
코드를 잘 짜고 싶은 욕심인건 지, 취업해서 1인분을 해낼 수 있는 사원이 되고 싶었던건 지 모르겠다.
그냥 현업에서는 어떤식으로 코드를 설계하고 내가 지금 하고있는것과 어떤 부분이 다르고 어느 부분을 신경써야하고 이런 궁금증들이 되게 커져서 현업에 투입되어 빠르게 그런 부분들을 경험하며 배우고 싶었다.
 
올해에는 이 부분이 취업도 해결되고 바로 출장을 가서 프로젝트에 투입되어서 정말 많은걸 배웠다.
막 취업했을때에는 자바도 잘 모르고 리액트, sql 쿼리 모두 사실 써보지 않았던 것들이라 정말 이해하기도 힘들었고 직접 코드를 짜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은 어느정도 코드를 읽을 수 있고 고민한 것의 60퍼센트의 결과물은 나오는것 같다.
물론 아직 많이 부족하고 공부할 것도 많지만, 원했던 것들을 배우고 직접 하는게 나름 재밌고 성장하는 맛이 있다.
그리고 회사 사람들도 예뻐해주고 잔소리도 많이 해주시는게 좋다.

 
두번째로는 집의 변화다
올해에 이사만 2번 했다.
자취방에서 지금의 자취방으로 이사를 하고 본가 또한 이사를 해서 정말 정신없고 몸도 힘들었다.
이사는 그냥 짐만 옮기면 되겠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짐이 보통 짐이 아니다
또한 지금의 자취방은 형이랑 같이 살게 되면서 2개의 자취방이 하나의 자취방으로 합치는 과정이 생각보다 어마무시하게 할 일도 많고 버릴 짐도 많고 새로 살 짐도 많았다.
자취방 이사와 본가 이사가 겹쳐서 1주일 간격으로 연속으로 진행해서 이 기간에 한달동안 거의 치우고 닦고 쓸고 버리고 하느라 몸이 정말 약해져서 골골 댄것 같다.
 
마지막으로 취미생활이다.
올해 내한공연을 한 콜드플레이 콘서트도 직접가서 보고 연말에 좋아하는 인디가수인 연정의 단독 콘서트도 가서 올해 초와 연말을 만족스럽게 보냈다.
콜드플레이 콘서트에선 사랑과 행복을 얻었고 연정의 단독 콘서트에선 안녕을 배웠다.
이게 뭔 소린가 하면은 콜드플레이의 콘서트의 주제는 "LOVE"  였고 연정의 단독 콘서트의 제목은 "우리만의 인사" 였다.

 

그 중 콜드플레이 콘서트에서 유난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꽤나 많다. 그리고 그 기억들이 찐하고 선명하다.
'Viva La Vida' 시작 부분, 'Yellow'를 들으며 온 세상이 노란색이 된 경험, 한 팬의 소망으로 시작된 'EVERGLOW', 코 앞에서 집중하며 'Spark'를 연주하며 부르는 크리스 마틴, 'FeelsLikeImFallingInLove'가 울려퍼지면서 한 팬을 무대 위로 올려서 같이 노래 하는 모습, 모르는 사람들과 강강술래를 하는 장면 등 다양한 장면들이 기억에 남지만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들은
연인과 혹은 친구들과 콘서트를 즐기는 관객들이 너무 행복해 보였고,
콘서트 마지막 즈음에 앞에 어린 커플들이 콘서트 입장할 때 주는 선글라스가 없어서 손으로 안경을 만들어서 장난치며 보고 있어서 내가 갖고 있던 선글라스를 빌려줬었는데 너무 좋아하고 신기해하고 감사해했다.
 
여태껏 콘서트, 페스티벌을 혼자가서 재밌게 즐기고 오는 편이어서 편하고 혼자서도 잘 즐겼다고 생각했는데
콜드플레이 콘서트는 '나도 이 행복을 누군가와 같이 즐기고 싶다.' 라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그래서 같이 하는 즐거움과 내 행복을 나누고 싶어졌다.
 
또 하나의 취미? 라기 보다는 어쩌다 올해의 목표 중 하나였던 10Km 러닝 대회 완주하기를 얼렁뚱땅 성공하였다.
이 목표는 사실 엄마로부터 시작이 되었는데 엄마가 올해 초에 형이랑 같이 10Km 러닝대회를 나갔다.
개인적으로 준비를 제대로 못해서 만족을 못해서 이번에는 나와 같이 나갔는데 나는 사실 러닝을 하면서 5Km 이상 뛰어본적이 없었다.
그래서 천천히 준비를 했지만 그 중간에 계속 족저근막염도 발목을 붙잡고 예전에 발목 수술한 부분도 자주 아파와서 제대로 10Km를 뛰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 대회 참가 2주 전에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8Km를 뛰어봤는데 체력은 괜찮지만 역시나 발목이 문제였다.
그러고 1주일 동안 쉬고 난 후에 뛰는법을 바꿔 10Km를 뛰었는데 생각보다 아픈곳이 많이 없고 꽤나 뛸만 했다.
그러도 대회날엔 너무 멀쩡하게 뛰고 오히려 체력도 많이 남았다.
 
대회 전까지 엄마 페이스에 맞춰서 못뛸까봐 걱정하기도 했고 대회 도중 아파서 포기할까봐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걱정한게 아까울 정도로 오히려 엄마의 페이스 메이커를 자처하고 계속 상태체크하고 여유있게 뛰었다.
10Km가 누구한텐 별거 아닌 기록일 수 있겠지만, 나한텐 꽤나 부담이 큰 도전 과제였었는데 무리없이 진행되어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
 
1년 동안 이렇게 한게 많다.
몇년 간 처음이다.
한건 많을지 몰라도 이룬것은 없었던 그냥 고생 하던 해들을 보냈다.
올해에는 작은 노력에도 이룬 것들이 많고 엄청 고생해서 작은 것을 이룬것도 있다.
이 모든 노력들이 보상 받는 해였던것 같다.
 
사실 좋은 기억들과 추억들만 적어두긴 했지만
이번 해에도 꽤나 힘든 시간들이 많았다.
 
그 힘든 시간 속에도 행복함을 찾으려 노력했고 행복하려 힘들었기 때문에 잘 버티고 잘 참았다.
최근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이 있다.
내가 가장 힘든 순간은 내가 어떤 노력을 해도 결과를 내가 결정할 수 없거나 내가 더 이상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없을 때, 큰 무력감과 자존감이 바닥을 친다. 이런 부분에서 나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대부분 내 탓을 하게 되는 성격이다.
이런 고민을 얘기하면 대부분 너는 최선을 다했고 이제 너 손을 떠난거야 더 생각하지마 운명에 맡겨 와 같은 조언들을 해준다.
 
안다. 그 사실을 다 알고 있지만, 그게 좀 억울하고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것 같다.
내가 이렇게 노력하는데? 라는 보상 심리의 생각이라기 보단
여기서 내가 어떤 최선을 다 할 수 있지? 와 같은 자기중심적 사고인것 같다.
내 손을 떠난, 내가 결정 할 수 없는 것들은 내가 더 노력하면 좋은쪽으로 결과를 정말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과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시도하며 실패하더라도 좋은 경험으로 남고 그 시도들과 실패들로 내가 성장 할 수 있다. 라는 믿음으로 계속 붙잡고 늘어지는 것 같다.
 
정말 미련하다.
나는 내 자신을 최대한 다각화해서 보려고 노력하는데, 이런 부분은 정말 미련하다.
하지만 어떤 부분에선 기특하다. 나는 그 속에서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나 자신을 성장시키려 발악하는 부분이 기특하며 불쌍하기도 하다. 아마 이런 성격은 죽어도 고치지 못할 것이다.
고쳐보려고 노력했지만 항상 드는 생각이 왜? 이다.
아마도 나는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것 같다. 내가 갖고 싶은, 도달 하고싶은, 유지 하고싶은 것들의 결과를 내가 정할 수 없다고 거기서 손을 떼면 결과가 좋지 않을 때 나 자신에게 후회 할 것 같다.
더 할 수 있지 않았니? 여기서 이랬으면 결과가 조금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라는 종류의 후회들을 하기 싫어서 그런것 같다.
 
그래서 올해도 다양한 노력을 열심히 했다.
결과는 아쉽지만 놓쳤다.
그래도 후회가 없다. 정말 아쉽고 안타깝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가 남지 않는다.
그리고 그 노력들로 내가 정말 많이 성장하고 성숙해졌다.
 
그래서 내년에는 더 노력하고 더 고생하고 더 힘들면서 작은 행복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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